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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수기(돈명심 보살님) - 만일결사 2200 일 회향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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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금강선원 작성일18-02-12 17:14 조회3,27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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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명심입니다. 이렇게 업이 두텁고 미련한 나에게 수행 발표를 해달라는 말을 듣고 처음에는 펄쩍 뛰고 할 말이 없어 못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하니 이것도 절에서 하는 행사에 보탬이 되는 일이고 잘하나 못하나 30년을 법문 듣고 참선한 세월이 있는데 게으르고 잘 못한 수행이나마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제 이야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30년 전 우연히 지인의 이끌림에 법문을 처음으로 듣게 되었는데 그 법사님이 이 몸의 부질없음을 차근차근 설명하고 우리에게는 누구나 영원불멸한 참 나가 있고 그 나를 찾는 것이 불교고 그 참 나를 찾는 가장 지름길이 참선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사실 대학 때부터 인생이 무엇인가를 고민했고 톨스토이의 인생론에서부터 헤르만 헤세, 보들레르, 니체, 릴케에 심취했으나 시원한 답을 얻지 못하고 늘 갑갑해하고 있던 차에 이런 법문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듯이 반갑고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 딱 한 번의 법문에서 저의 갈 길은 정해졌습니다. 아, 이거다! 이것만이 내가 갈 길이다! 하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경전 공부와 참선을 빠지지 않고 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 동안의 30년은 가시밭길이었습니다. 제가 2005년에 여기 금강선원에 오기 전까지는 부산에서 살았습니다. 금요법회라는 곳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스님을 모셔다 법문을 듣고 제가 참선회를 만들어 일주일에 한두번 참선을 했습니다. 그러나 스님들은 참선하라는 말씀만 하셨지 방법을 가르쳐 주시지를 않아서 책을 찾아 읽고 우리끼리 꾸준히 앉았습니다. 처음에는 들숨 날숨을 관하다가 이뭐꼬 화두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공부가 되지를 않고 혼침은 별로 없었으나 화두는 들리지 않고 번뇌 망상만 들끓었습니다. 번뇌 망상을 줄게 하려고 한때는 관세음보살 정근을 집에서 매일 하고 고암스님 다비식에 참가하여 번뇌망상 끊게해 주십사는 만장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안돼서 2003년도에 사경을 해봤는데 그 사경을 할 동안은 오로지 집중이 잘 되어서 하루에 한 시간씩 했습니다. 제가 사경을 할 때에는 먼저 읽고 베껴 쓰고 난자를 따로 노트를 마련해 찾아 적고 해석을 하고 해석본을 보는 식으로 해서 금강경, 천수경, 법화경을 다 쓰고 나니 재미가 붙어 화엄경을 2004년에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다 2005년에 서울로 이사를 오게 되어 부산에서부터 불교 라디오 방송에서 인연을 맺은 혜거스님을 찾아 금강선원에 오게 되었습니다.

정말 꿈만 같고 공부가 너무 재미있고 정수회에 들어 참선도 맘껏 했습니다. 또 혜거스님께서 수업도중에 참선 방법을 말씀해 주실 때는 귀가 번쩍 띄어 듣고 또 듣고 해서 참선의 방향을 바로 잡을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그러나 워낙 미련하고 번뇌망상은 여전해 공부가 잘 안되어 복통이 터질 노릇이었습니다. 그러나 서울 와서 애들도 다 결혼시켜 내 보내고 빈 방에 내 공부방을 차렸습니다. 책상, 책장, 참선 방석을 마련해 매일 아침 눈 뜨면 바로 양치하고 세수하고 공부방에 들어가 참선 한 시간 하고 밥 먹고 집안일 하고 또 공부방에 들어가 화엄경 한 시간 사경하고 또 틈틈이 공부하고 참선도 했습니다.

드디어 2014년, 10년 만에 화엄경 사경을 끝냈습니다. 대학 노트 10권에 한문 난자 노트 한권과 그 동안 쓴 펜이 가득 남았습니다. 저는 너무 기뻐 부처님 전에 떡을 올렸습니다. 

이제는 제법 번뇌망상의 시간이 줄고 화두일념의 끄나풀을 조금 잡아가는 듯합니다. 그렇게 화두와의 씨름으로 일각이 여삼추 같은 나날들이었는데 이제 화두 몇 번하면 한 시간이 그냥 지나가는 날도 있습니다.

조금씩 나아가는 것을 위로 삼으며 이 생이 다할 때까지 꼭 성불할 것을 발원합니다. 이렇게 공부를 못하는 미련둥이도 부처님께서 어여삐 여겨 가끔가끔 생활에서 가피를 받고 예전보다 마음에 부정적인 면이 없어지고 밝아진 것이 큰 부처님의 은혜고 혜거 큰스님의 가르침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두서없는 말을 들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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